러닝머신 위에 진흙쿠키
[넥스터스의 아름다운 거짓말] 사회적기업유통벤처 ‘레인보우브릿지의’ 시작
2009년 04월 13일 (월) 13:54:21


“탁.탁.탁.탁…탁…탁…탁..........끼이이익.”

2008년 4월 18일 밤11시 30분. 달리던 런닝머신에서 내려와 헬스권을 반납하기로 결심하다.



불편한 진실과의 우연한 만남

바야흐로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던 4월의 어느 날, 나 역시 올 여름 비키기를 상상하며 런닝머신 위에서 그 동안 열심히(?)쌓아왔던 살들과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다가 지루해 졌던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런닝머신 앞에 있던 TV를 켜고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머리보다 먼저 채널버튼 누르기를 멈추었다. 내 눈앞에는 배고픔에 지친 아이가 진흙으로 만든 쿠키를 입에 물고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은 MBC의 ‘W’라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세계식량 대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름다운 카리브해에 위치한 중남미 국가 ‘아이티 공화국’. 이들은 치솟는 곡물가격으로 인해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들이 찾은 '먹을 것'은 진흙을 햇빛에 말린, 그 이름도 유명한(?)진흙쿠키였다.

말 그대로 진흙을 햇빛에 말린 진흙쿠키를 먹는 아이들을 보던 순간 나는 살을 빼고 있는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알 수 없는 불편함에 나는 당장 런닝머신 위에서 내려왔고, 서둘러 헬스장을 빠져 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불편함은 나를 깊은 고민으로 이끌었다. 뭘까..? 이게 뭐지? 이 불편한 기분은 무얼까? 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이티 공화국 ’이라는 한 나라는 우연히 나에게 찾아왔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말처럼 진흙쿠키와 사회적기업 위캔쿠키는 그렇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진흙쿠키를 방송을 통해 처음 만났을 때, 마침 내가 활동하고 있는 넥스터스(청년 사회적기업 프로젝트그룹)에서는 사회적기업 아카데미 소시지팩토리(soci知factory)를 하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는 대학생 청년들이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소통의 공간이었던 아카데미였었다. 아카데미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해 고민을 할수록 사회적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홍보,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더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상'들 사이에서 마케팅, 홍보 역량이 부족한 사회적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이티공화국과 사회적기업의 홍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고민은 넥스터스 친구들과 함께 구체화 되었고, 마침내 "지금 당신이 먹은 쿠키가 아이티의 진흙쿠키를 사라지게 합 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되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일단 함께 고민을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지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인사동거리, 삼청동, 종로, 예술의전당 등 쿠키를 알릴 수 있을만한 곳은 문을 두드려 보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하는 행사라도 길에서 상행위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오른쪽어깨가 쳐지고, 이미 도처에 존재하는 카페들에 진열되어 있는 고급 쿠키들은 왼쪽어깨마저 쳐지게 만들었다. 팔릴만한 곳을 열심히 찾아다니던 우리는 결국 시험기간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 이라는 시의 적절한(?) 블루 오션을 발견하게 되었고, 2008년 6 월 14일 토요일 서강대학교에서 쿠키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날의 행사는 대안기업 ‘카페티모르’와 함께 진행되었는데, 커피와 쿠키라는 환상의 궁합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티에서 직접 가지고 오신 실제 진흙쿠키와 사진들을 진열하여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몇몇 사람들은 진흙쿠키가 먹는거(?)인줄 알고 입에 넣기도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 및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우리는 11시~6시까지 진행했던 행사를 통해 30만원이라는 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돈은 최은기 목사님을 통해 한 달 동안 잠시 한국에 아이티 상황을 알리기 위해 오셨었던 백삼숙 목사님께 전달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아무 탈 없이 잘 진행되었던 그날의 행사를 생각해보면 이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공식 1+1=3 : 혼자 꾸는 꿈은 그냥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마치 우리가 진흙쿠키가 될 것만 같았던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 가끔은 지치기도 했고,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냥 지나갈 수 있었던 순간이 현실로 나타난 것을 보면서 우리는 행동, 실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실천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맨 처음 불편함을 느꼈던 순간 그 불편함을 혼자만의 생각으로만 그냥 지나쳤다면 아무런 변화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그 불편함은 “넥스터스와 사회적기업 아카데미 소시지팩토리”라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작은 변화라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치밀하게 계산된 이익과 손실을 따지기 보다는 1+1=3이라는 공식처럼 어리석은 것 같지만 결국에는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 내는 나눔과 실천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던 우리의 작은 시작은 결국 플러스 알파가 되어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G-market후원, 함께일하는재단 주최로 진행된 “Work together”공모전으로, 1000만원이라는 종자돈을 갖고 6개월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국제원조&사회적기업 홍보 프로젝트’는 ‘사회적기업제품 유통벤처’로서 하나의 사업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한국과 아이티를 이어주는 아름다운 다리, Wonderful-link ‘Rainbow bridge’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한 수익금은 4월말 아이티공화국의 고아원으로 보내져 더 많은 진흙쿠키를 없애고 아이티의 아이들의 학교설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레인보우브릿지’는 아이티와 한국 그리고 사회적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희망의 다리를 놓을 것이다.

/나해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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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레인보우브릿지는 넥스터스 유통팀이고, 경희대NGO대학원에 재학 중인 채진호씨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공정무역커피와 사회적기업 제품을 유통, 판매할 수 있는 카페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문의사항 및 도움주실 분은 채진호씨에게 연락바랍니다. (전화: 011-770-3457)
2009/04/15 06:03 2009/04/15 06:03
지난프로젝트#1,2/#2_벤처설립
2009/01/01 19:13

[머니투데이]"돈 잘 버는 사회적기업가 될래요"

"돈 잘 버는 사회적기업가 될래요"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9.01.01 10:11


[머니투데이 이경숙,황국상기자][[피플] 사회적기업 제품 팔아 기아아동 돕는 레인보우브릿지 청년들]

새해 나이 아직 22세에서 28세. 눈빛이 형형한 5명의 청년들은 매주 화요일 정오, 일요일에 모여 돈 벌 궁리를 한다.

김정현(23, 카톨릭대 영문과), 나해선(24, 단국대 언론홍보학과), 장은종(25, KDI 연구원), 허정우(29, 경희대 사회학과 졸업), 채진호(28, 아주대 e비즈니스학과 졸업).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벌써 돈독이 올랐느냐'고 탓한다면, 오해다. 이들은 예비사회적기업 '레인보우 브릿지'의 공동대표들이다. 사회적기업이란, 돈 벌어서 좋은 일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좋은 일 해 돈 벌어 다시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들은 위캔쿠키 등 사회적기업 물품을 팔아 남긴 이익으로 아이티공화국의 진흙쿠키 먹는 아이들한테 식량을 보내려고 지난해 10월 초 '레인보우 브릿지'를 차렸다. 나해선 씨는 "우연하게 두 가지 아이템을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난해 3월부터 '소시지팩토리'에 참여했어요. 넥스터스, 희망제작소와 함께 만든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요. 지난해 여름, 위캔쿠키 같이 대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 제품을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던 차에 TV에서 아이티 공화국의 진흙쿠키 먹는 아이들을 봤어요. 너무 안쓰러웠어요."

멤버들은 고민했다. '아이티공화국의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 진흙을 햇볕에 말려 먹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가.' 나해선씨가 아이디어를 냈다. "이왕이면 사회적기업을 홍보하면서 수익을 내 아이티를 돕자!"

"사회적기업도 기업이더군요. 물건이 안 팔리면 재투자를 못하고 지속가능성장을 못하게 되지요. 우리는 착한 제품과 소비자를 만나게 하고 싶었어요. '레인보우 브릿지'란 기업명도 그래서 나왔죠. 사회적기업과 소비자 연결시키는 다리, 한국과 아이티를 연결하는 다리라는 뜻으로요."

기업설립 종자돈 1000만 원은 인터넷 상거래 회사인 G마켓이 주최한 '사회적 기업가 제안' 공모전 상금으로 조달했다. 사무실은 함께일하는재단(구 실업극복국민재단)이 저렴하게 빌려줬다. 각자 전공을 살려 나씨는 홍보·마케팅을, 김씨와 채씨는 판매와 회계를, 장씨와 허씨는 기획과 경영을 맡았다.

이들의 첫 판매대는 '경희대 캠퍼스'였다. 가장 익숙한 소비자층부터 만난 것이다. 첫 판매상품들은 장애인 일자리를 만드는 '위캔쿠키'와 동티모르 농민을 돕는 공정무역커피 '피스커피'였다. 홍보 문구는 "맛있는 위캔쿠키 먹고 진흙쿠키 없애요".

학기가 끝나자 이들은 판매처를 회기와 서빙고에 위치한 '사랑의 줄잇기 가게'로 넓혔다. 이번엔 판매물품이 좀 많아졌다. 위캔쿠키, 피스커피 등 사회적기업 상품뿐 아니라 지역소기업들이 만든 녹색상품들을 구비했다. 온라인 공동구매 캠페인( rainbow-bridge.tistory.com )도 시작했다.

"쿠키와 커피를 팔면서 '사회적기업이 지원 없이 스스로 자립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뼈저리게 느꼈어요. 우리의 목표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는데, 그러려면 지속적 수익이 필요했고 쿠키만 팔아선 안 되겠다는 인식을 하게 됐죠. 좋은 일도 하려면 먹고 살아야겠구나."

이들은 이로운몰( www.erounmall.com )을 두드렸다. 2009년 2월 2일 런칭을 목표로 아직 프리오픈 상태인 이 쇼핑몰은 자기 사이트에서도 판매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설 선물용 공동구매 리스트를 구성해줬다. 이 판매이익은 전액 아이티공화국의 기아아동 돕기와 레인보우 브릿지 운영비 조성에 쓰인다.

"우리는 오프라인 판매 쪽으로만 활동했거든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경험도 해보고 싶었어요. 온라인에서도 착한기업과 소비자를 잇는 다리가 되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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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황국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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