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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에 “푹 빠져있는” 대학생들을 찾았다. 예비 사회적 기업가를 길러내기 위한 사회적 기업가 양성아카데미 중 하나인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 그리고 대학생 프로젝트 단체인 ‘Soci知 Factory’의 문을 두드렸다. 이틀 동안 만난 20대들로부터 들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한 마디, 그리고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을 소개한다. ◆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Changemaker Academy)’에서 눈을 뜨다 지난 11월 4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에 자리한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를 찾았다.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예비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강좌형식의 단체다. 테이블에 모여 앉은 수강생의 눈이 쉴 새 없이 강단 위의 남자를 쫓았다. 국내의 대안기업 중 하나인 ‘탐스슈즈(Toms Shoes, 대표이사:강원식)’에서 온 임동준(29)이사의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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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스슈즈의 임동준 이사(첫번째 사진 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수강생들 [사진=박정현 기자] 탐스슈즈는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맨발의 어린이들에게 한 켤레씩 기부하는 것”을 토대로 한 미국의 벤처 회사다. 임 씨는 “좋은 취지로 일하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고 신발을 구입함으로써 동참하고 싶어 한다.” 며 국내에 들어온 지는 2년째지만 짧은 시간에 크게 성장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2008년 들어 11월 현재까지 2만여 켤레의 신발이 팔렸고, 똑같은 양의 신발이 “슈 드롭(Shoe drop)”이라는 본사 신발기증행사를 통해 빈곤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짧은 강연의 끝자락에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라는 메시지가 스크린에 떴다. 테이블에 앉은 수강생들의 눈이 반짝 하더니,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강연이 끝나자 강의실 한 쪽에 색색 깔의 메모지가 붙었다. 강연을 듣는 동안 인상 깊었던 어구를 각자 적어뒀다가 다른 수강생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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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생들은 강연 동안 들었던 인상 깊은 어구들을 함께 공유한다. [사진=박정현기자] 이어서 올해 초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주)이장(대표:임경수)’에서 온 주현희(33) 사무국장의 강연이 시작됐다. (주)이장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기존의 농촌을 활성화하려는 농촌 컨설팅 회사다. 주 씨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한다고 했다. “특히 젊은 20-30대를 위주로 관심이 많이 높아진 편”이라며 채용정보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강연이 끝나자 오늘의 강연자들 주변으로 수강생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각자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며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수강생들과 강연자가 분리된 게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는 대학생들이 기획한 청년특화 아카데미다. 스무 명 가량의 수강생 전원이 대학생인건 아니지만, 대부분 20대다.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를 “한 마디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심화학습”이라고 말한 기획단의 박미현(25)씨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던 희망들이 이제 구체화되는 게 보인다.”며 성과를 평가했다. 기획단의 연출을 맡은 박준표(25 연세대 청년문화원)씨는 “우리 아카데미는 자극을 줄 뿐이고, 수강생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발전은 스스로 한다.”면서 아카데미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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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보우브릿지의 김정현(22)씨(첫 번째 사진 왼쪽) 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수강생들 [사진=박정현기자] 수강생들 중에선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이들도 있었고, 이미 사회적 기업 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수강생 백정훈(28)씨는 “대안적인 방법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서”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를 찾았다. 단순히 샐러리맨으로 살거나 공무원직을 갖기 보다는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백 씨를 포함한 수강생들이 공유하는 생각이었다. 백 씨는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좋다”고 했다. 아카데미 강의가 있을 때마다 음료와 샌드위치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요리단(Organization Yori)'의 일원인 이민경(20)씨도 수강생 중 한 명이었다. 요리단은 청소년과 이주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베이킹 수업과 관련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씨는 “오늘 주문을 받아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왔다”며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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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이장의 주현희씨 (첫번째 사진)와 레인보우브릿지의 나해선씨(세번째 사진)의 강연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 가운데는 사회적 기업 요리단이 제공한 음식. [사진=박정현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닌다는 박유라(23)씨는 “공연이나 미술이 특정 계층만 누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예술을 전달해줄 방법을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수강 이유를 밝혔다. 박 씨는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희망을 보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들은 아카데미 안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을 만나며 ‘좋은 일’로서 변화를 일으키고 싶단 꿈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는 듯 했다. ◆ 레인보우브릿지와 위캔쿠키 “장애인이 만든 쿠키라고요?” 이 날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를 찾은 다른 강연 기업가는 대학생 창업기업인 ‘레인보우브릿지(Rainbow Bridge)’였다. 장은종(24 경희대 NGO대학원)씨를 포함한 다섯 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레인보우브릿지는 사회적 기업의 유통망을 뚫어주자는 취지로 설립된 회사다. 올해 진행된 제5회 G마켓 공모전에서 수상한 뒤 후원금을 받아 실제 사업으로 옮겼다. 현재 경희대, 서강대, 연세대 등지를 돌며 매주 화요일마다 '위캔쿠키'를 팔고 있다. ‘위캔(We Can)’은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 우리 농산물로 직접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관련기사 : NGO&Zine 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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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위캔쿠키를 팔고 있는 레인보우브릿지. [사진=레인보우브릿지] 장 씨는 힘들었던 점을 묻자 “대학생이라서 무시하는 학교의 분위기"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교내에서 쿠키와 커피를 팔려고 할 때마다 학생을 ‘잡상인’취급하는 듯한 학교의 태도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레인보우브릿지의 나해선(23)씨는 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업’을 설명하려고 하거나 ‘장애우들이 만든 쿠키’라고 설명하면 “장애인이 만든 쿠키라고요?” 하면서 구입을 거절한 적이 있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장 씨는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거” 라며 “좋은 의미라는 걸 알고 친숙하게 다가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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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위캔쿠키를 팔고 있는 레인보우브릿지(첫번째 사진) [사진=레인보우브릿지]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 쉬는 시간에 위캔쿠키가 제공됐다. 한 상자에 3천원. 맛을 보니 시중에서 파는 쿠키보다 담백하고 적당히 달았다. [사진=박정현기자] ◆ 사회적 기업: 현장에서 만난 그들의 시각 요모조모 지난 11월 5일 서강대학교 이냐시오 소강당을 찾았다. 이날은 Soci知Factory(소시지팩토리)에서 주관하는 대중강연이 열리는 날.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100명이 넘는 청중들이 자리를 채웠다. 강연 참석자들에게 사회적 기업에 대한 ‘한 마디’를 들었다. ‘사회적 기업 초보’도 있는가 하면 놀랄 정도로 성숙한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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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왼쪽 강단)의 강연을 듣기 위해 서강대학교 소강당에 모인 청중들 [사진=소시지팩토리] 다음은 강연 참석자들로부터 들은 한 마디. 대학생 김진옥(23)씨: “사회적 기업이 어떤 건지 몰랐지만, 오늘 강연에 와서 유한킴벌리라는 기업의 윤리에 공감했어요.” 대학생 서재은(24)씨: “복지관에 자원봉사를 가면 기업에서 단체로 오는데 1회성에 그쳐 아쉬웠어요. 기업의 이미지 쇄신 전략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일 해주셨으면 해요.” 소시지팩토리 스태프 대학생 김보민(24)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는 경향을 따라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는 건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사회적 기업의 취지가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진심이 담겼다는 걸 느꼈습니다.” 디자인 회사 제이드(Jade) 창업한 대학생 홍선영(24)씨: “사회적 기업이 빈곤계층이나 장애우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만 인식이 치우쳐 있어 아쉬워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토론이 충분히 이뤄져야 해요.” 영상 관련 벤처회사 유니멘터(Unimentor) 창업한 이경준(27)씨: “(우리 회사를)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데, (법적)요건을 맞추기도 쉽지 않고요, 지원도 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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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박정현 기자와 인터뷰 중인 벤처기업 유니멘터 CEO 이경준 씨(가운데) [사진=소시지팩토리] 한 강연 참석자는 “취업할 때 사회적 기업 쪽으로 관심을 두고 싶다”며 “사회적 기업이 더 일반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기업이 경쟁처럼 되어버린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이장의 주현희씨는 “노동부의 혜택에만 보고 단기간에 요건만 맞춰 인증 받으려는 기업들이 있어서 걱정” 이라며 “그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사회적 기업이 뭔지, 그 개념에 대한 고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부는 보건, 사회복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 고용 요건 등을 채운 회사에 한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인증해주고 있다. 인증 받은 사회적 기업은 기업운영에 필요한 시설비 기타 혜택을 받고 설립 후 몇 년간 세금감면혜택을 받는다. ‘탐스슈즈’는 국내의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는 아니다.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의 수강생 이지혜(25)씨는 “법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란 이름을 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기업들이 실제로 하는 일이 사회적 가치를 갖는지 따져봐야죠.” 라고 성숙한 생각을 나눴다. 홍선영 씨는 “동식물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통해 자연을 도울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며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할 뿐, 사회적 기업이라는 법적인 이름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예비 사회적 기업가로써 의견을 냈다. 너나 할 것 없이 열정 넘치는 20대, 그들의 다양한 생각과 꿈이 모여 성숙한 사회적 기업 문화를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었다. ◆ 사회적 기업을 알고 싶다면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로 오세요! 대학생 프로젝트 단체 Soci知Factory(소시지팩토리)는 다가오는 12월 6일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SEF)을 연다. 소시지팩토리의 기획 총괄을 맡고 있는 김정헌(26)씨는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의 축제”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내가 꿈꾸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곳”며 “소시지팩토리가 후원기업으로부터 자립하여 대학생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에선 J.P.모건을 포함해 경영컨설팅,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분야의 전문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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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첫번째 사진 오른쪽) 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소지시팩토리 기획단의 정윤주 씨. [사진=소시지팩토리] 소지기 팩토리는 대학생을 비롯한 대중에게 ‘사회적 기업’을 알리기 위한 대학생 프로젝트 단체다. 2008년 들어 두 번째로 열린 소시지팩토리는, 현재 J.P.모건의 후원을 받아 사회적 기업 창업 아이디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소시지팩토리 기획단의 정윤주(25)씨는 “스무 개 팀 정도만 지원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50개 팀이 지원했다.”며 참여도를 높게 평가했다. ◆ 관련 단체 홈페이지 소개 소시지팩토리 www.socijifactory.com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http://changemaker.asia 사회적 기업 (주)이장 www.e-jang.com 사회적 기업요리단(Organization Yori) http://cooking.haja.net 사단복지법인 위캔쿠키 www.wecan.or.kr 탐스슈즈 www.tomsshoes.co.kr ◆ 2008 노동부 선정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 1. 통합과정 2. 특화과정 * 자료 = 노동부 사회적 기업 : http://www.socialenterprise.or.kr ◆ 관련기사 : [33호 펜을놓고뛰어라] 펜을놓고쿠키를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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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경 2008/12/01 01:21 modify/delete reply

    헉!!!!!!! 임동준 이사님...이라는 분, 저랑 같은 교회 다니시는데.. 성가대도 같이 하시는데..

    "전 그냥 신발 팔아요~" 하셨는데... 이런 일 하시는지 전혀 몰랐어요. 내일 교회에 가서 얘기 좀 나눠 봐야 겠어요.:)

    너무 깜짝 놀라서 휘리릭 댓글 남기고 갑니다.

    오늘 파티 때 오래 머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만나뵈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준비 하시느라 정말 수고하셨어요.:D

    • 넥스터스 2008/12/01 01:14 modify/delete

      앗 ~~ ^_^/

      그날 잠깐 뵈었지만, 좋았던 첫 인상!

      좋은 모습으로 또 뵙겠습니다.~~

      임동준 이사님과 얘기 나누시고, 좋은 소식은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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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2008/09/24 10:07

대한민국을 바꿀 새로운 기업가들

» 그들은 조각이다. 아직 흩어져 있다. 그러나 모두 모이면 하나의 얼굴의 된다. 사회적 기업가라는 멋진 이름을 달고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새로운 흐름이 된다. 그래픽 민본 기자
지금,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업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하면서, 시장에서 돈을 벌어들여 그 작업을 수행하겠다고 한다. 그들이 수행한 선한 일을 측정하고 평가받아, 그 성과에 따라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한다. 비영리적 목적을 영리적 시장에서의 활동으로 실현하겠다는 이들은, 바로 사회적 기업가들이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사회문제 해결은 다른 방식으로 시도됐다.

가장 먼저 근대에 진입했던 유럽, 특히 대륙에서는 국가가 사회문제 해결의 책임을 맡았다. ‘복지국가 모델’이 그래서 등장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들의 삶은 국가가 촘촘히 짜놓은 복지체계의 틀 안에서 영위됐다.

유럽보다 늦게 근대화와 현대화를 겪은 미국에서는 시장이 큰 역할을 해 왔다. 사회문제에 대한 개인의 책임이 강조됐다.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재화와 용역을 적절히 배분해 비효율을 제거하면 사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잡았다.

이 두 모델은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다. 큰 국가와 많은 복지를 중심에 놓은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그 비효율이 커지면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으며 개혁 대상이 됐다. 경쟁과 효율을 중심에 놓은 미국식 시장모델은, 그 비인간성을 지적받아 ‘정글자본주의’라는 별명을 얻으며 보완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회문제 해결 욕구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늦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수십년, 수백년의 문제 해결 역사를 거친 그들과는 달리,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비슷한 문제 해결 노력이 드러난 것은 기껏해야 민주화 이후 20여 년 동안이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가가 더 주목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럽과 미국 모델 사이의 어떤 지점에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가가 가질 법한 공적 목적을 갖되, 시장에 어울릴 법한 효율적 방법을 사용하겠다고 한다. 국가의 비효율성도, 시장의 비인간성도 넘어서겠다는 야심찬 시도다.

‘기업가’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기업’이나 ‘돈’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영어 단어 ‘entrepreneur’(기업가)는 17~18세기 프랑스 경제학에 어원을 두고 있는데, ‘중요한 프로젝트나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경제학자 슘페터의 해석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기업가의 기능은 생산패턴을 개선하거나 혁신하는 것이다.” 슘페터는 기업가가 자본주의의 동력인 ‘창조적 파괴 과정’을 이끄는 혁신가라고 묘사했다. 기업가는 ‘영리’보다는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일을 만들고 키우고 해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기업가는 분명 기업가다. 사회적 기업가는 기존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되, 혁신적 문제해결 방법을 고안해낸 뒤 시장에 뛰어들어 직접 문제를 해결한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 그라민은행을 세워, 빈곤층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줬다. 과거에 후원금으로 살아가던 빈곤층은, 어엿한 사업가가 되어 생계를 꾸리고 당당하게 빚을 갚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아름다운가게를 처음 설립할 때, 사람들은 한국에서 중고물품은 돈을 받고 팔 수 없다며 비관했다. 그러나 아름다운가게는 문을 연 지 6년여 만에 가게 87곳, 거래된 재활용품 4천만점의 실적을 내면서 한국에 재활용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물론 영리 기업가와 사회적 기업가 사이에는 차이도 있다. 영리 기업가는 궁극적으로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평가받는다. 소비자가 많이 선택하는 제품을 생산하면 이익이 늘어나고, 이익이 늘어나면 투자가 늘어나면서 주가도 오른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가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시장은 아직 없다. 사회적 기업가의 활동이 사회 전체로는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 분명하더라도, 아직 금융시장은 이를 평가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가는 힘들다. 좋은 성과를 내도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다. 자금을 끌어오기란 더욱 어렵다. 아직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이런저런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정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 100개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그 100여개 조직을 이끄는 최고경영자들 어은 어떤 사람들인지, 이들은 어떤 의식을 갖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한국 사회적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대규모 조사다. 그 연구 결과를 이번 〈HERI Review〉에서 소개한다.

사회적 기업가는 아직은 ‘희귀종’이다. 비합리적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비영리 활동이라면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영리 사업이라면 돈 벌 궁리만 하면 될 텐데, 두 가지를 섞어 더 어려운 길을 택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극작가 버나드 쇼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그 비합리성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맞춘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변화는 비합리적인 사람이 일으킨다.”

장사꾼은 세상에 적응하며 돈을 벌려고 하지만, 기업가는 세상을 바꾸려 하는 법이다. 사회적 기업가들이야말로, 원래 의미의 진정한 기업가 군인지도 모른다.

출처 : 한겨례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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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가
2008/03/01 21:19

새로운 자본주의의 꿈_박원순 변호사 칼럼

2008 세계경제포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며칠 전인 1월 24일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연설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이윤창출과 효율 극대화를 증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서 경쟁과 자선을 동시에 지향하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내세운 것이다. ‘21세기 자본주의의 새로운 접근’(New Approach to Capitalism in the 21st Century)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행한 그의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자본주의의 방향이 부유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전 세계 10억 빈민을 도울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길을 함께 모색하자

-기업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중점을 둔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시장의 힘으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두 가지 사명을 가져야 한다


빌 게이츠 회장의 연설에는 단지 이러한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선언만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도 언급되어 있다. 아프리카 커피농들이 잘 사는 나라의 커피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새 시장 창출을 통해 기업활동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이라든지, 자신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인도연구소에서 단순히 무료나 값싼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적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하도록 연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물론 이러한 빌 게이츠 회장의 접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회의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나는 아직도 이러한 시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창조적 자본주의, 기업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이 생겨나고 있고 인터넷을 포함하여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실된 노력을 측정할 뿐만아니라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이 추진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여러 영역에서 좀 더 구체적인 활동들이 계속되어 나간다면 그런 회의론은 줄어들 것이다.

사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 역시 얼마전 독점법 위반으로 법정에 섰던 기억이 아직도 우리에게 생생하다. 또한 몇 명의 양심적인 기업인으로 인해 창조적 자본주의가 힘을 얻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선을 처음부터 생각할 기업인이 몇 명이나 있을지 걱정이 들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빌 게이츠 자신은 자신의 재산을 이미 대부분 메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을 뿐만아니라 금년 7월 이후에는 부인과 함께 이 재단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말하자면 자선사업가로 완전히 변신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프랑스 최고의 낙농회사 다농이 방글라데시의 유누스 총재와 함께 방글라데시에 요구르트 회사를 세워 가난한 농민들에게 고용창출과 더불어 수익을 가난한 농민에게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시작하였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한국에 들른 그와 인터뷰하면서 그는 이제 이런 유형의 회사들에게만 투자하는 제3의 증권시장, 이런 유형의 회사들의 정보와 소개를 담는 제3의 월스트리트 저널을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에 관심과 열성을 보이고 있다. 사실 어느 기업도 이제 이런 영역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으로부터의 도태까지 결심해야 한다
.
<좋은 기업이 성공한다>는 책이 나와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을 보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사회공헌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신뢰와 선택을 받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을 넘어 정부.비영리단체와 더불어 제3의 형태의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기업’은 처음부터 온전히 공익적 목적, 취약계층의 취업이나 고용, 자립과 자활, 전통가치의 부활, 향토 또는 토착문화의 보존 등을 위해 비즈니스의 형태로 운영되는 제3의 기업조직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미 전세계를 강타하는 혁명적 흐름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빌 게이츠의 연설은 결코 새로운 것도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미 지구촌의 이 곳, 저 곳, 이 사람, 저 사람의 실천 속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삼성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아직도 ‘창조적’ 자본주의는 커녕 ‘천민적’ 자본주의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력한 경제인, 재벌기업의 회장들은 아직도 20세기적 사고와 관행에 파묻혀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공익과 대중, 가난한 이들과 계층들을 살피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취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 경제권 10위 이상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경제의 모델, 새로운 경제의 체제, 새로운 경제의 컨셉으로 먼저 도약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 포럼입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주로 다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1971년 독일 태생의 유대인으로 하버드 대학교 클라우스 슈바브(Klaus Schwab)교수가 비영리 재단으로 창설하였으며 초기에는 “유럽인 경영 심포지엄”으로 출발하였으나, 1973년에 전세계로 넓혀져 정치인으로까지 확대되었고 1981년부터는 매년 스위스 다보스 개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립된 비영리 단체로서 세계 각국의 정상과 장관,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최고 경영자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 하는 국제 포럼입니다.

출처: 희망제작소 http://www.makehope.org/column/columnist/view.php?id=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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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평선 2008/03/01 23:29 modify/delete reply

    흐름을 넘어서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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